• 입력 2020.12.17 13:38
  • 수정 2020.12.17 16:24
[이포커스=곽유민 기자]
▲ [이포커스=곽유민 기자]

대출로 연명하는 쌍용자동차의 앞날이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채권단 중 어느 한 곳이라도 훅 불면 꺼질 처지라서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만기가 도래한 외국계 금융사 차입금 600억원을 갚지 못해 연체 상태다. 현재 해당 금융사들과 만기연장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된다. 개인으로 치자면 '신용불량자'의 전 단계로 접어드는 셈이다. 15분기 연속 적자 속에 매출도 신통찮은 상황이라 스스로는 돈 갚을 여력이 현재로선 요원하다.

문제는 오는 21일 만기 도래하는 대출금 900억원이 또 있다는 점이다. 채권자는 산업은행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9월에도 해당 대출금에 대해 1차 만기 연장을 해준 바 있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의 만기 연장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쌍용차가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원 연체 문제를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다.

쌍용차가 현실적으로 국내외 금융권으로부터 신규 자금을 끌어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산업은행이 만기 연장을 거부하면 쌍용차의 법정 관리행을 의미한다. 이는 곧 수천여 곳의 협력 업체들에게도 치명적 상황을 초래한다. 수만명의 직원들과 가족들, 나아가 전북의 지역 경제도 엄청난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 쌍용차를 5252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법정 관리를 받던 쌍용차는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이었다. 앞서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것은 2004년이다. 당시 인수액은 약 5억달러로 추정된다.

상하이자동차와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금액은 각각 5000억원 내외로 엇비슷하다. 인수 후에도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닮았다. 여기다 순수한 신규 투자 없이 산업은행의 대출에 기대 연명하는 점은 상하이자동차나 마힌드라 역시 닮은꼴이다.

산업은행의 고민도 이런 부분에 있을 것이다. 쌍용차에 무작정 돈을 들일 수도 그렇다고 거둬들일 수도 없는 입장임은 분명하다.

대주주 마힌드라가 지분 매각을 통해 신규 투자자를 찾을 때까지라도 산업은행의 마지막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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