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12.14 13:46
  • 수정 2020.12.14 21:40
[이포커스TV=정석현 PD]
▲ [이포커스TV=정석현 PD]

중소기업인들이 내년의 사자성어로 '토적성산(土積成山)'을 가장 많이 꼽았다.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뜻이다. 작은 것이 쌓여 큰일을 성취한다는 의미로 올해 코로나19로 만신창이가 된 중기인들의 간절한 심정을 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4일 공개한 '사자성어로 풀어 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9.7%가 '토적성산'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백번 꺾여도 굴하지 않는다는 뜻의 백절불굴(百折不屈)(22.3%), 가야 할지 머물러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는 뜻의 거주양난(去住兩難)(20.7%)이 뒤를 이었다.

내년 경영환경 개선에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채용·고용유지 지원이 49.3%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내수 전략(42.0%), 환율 및 물가안정 대책 마련(27.0%), 규제 완화(23.0%), 연구개발(R&D)·인프라 등 투자 비용 지원(20.0%)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가 물러가더라도 기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정부 지원 대책이 필요함을 언급한 부분이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기업들은 최근 어려움을 곳곳에서 호소하고 있다. 데이터상으로 나타난 기업환경 악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를 살펴보면 대기업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1.5% 감소한 125조원을 기록했다.

중견기업의 경우 2.0% 감소한 39조원, 중소기업도 10.3% 감소한 56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고 간 올해 실적은 반영이 안된 통계라 올해 기업이익 악화는 이보다 훨씬 처참할 것이 확실하다. 대다수 중소기업인들은 올해를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 조차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올 한해 동안 회사 유지를 하려다 보니 각종 대출로 빚만 눈덩이 처럼 쌓였다"며 "그나마 내년에는 좋아질 것 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내년에도 대다수 중소기업인들이 바라는 희망은 찾아올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당장 코로나19 확산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 경제가 더블딥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는 매우 암울하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당초 3% 안팎에서 코로나19 확산세로 2.2%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보고서 대로라면 내년에도 중소기업인들의 형편은 더욱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의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기업 지원 대책이 없다면 '토적성산(土積成山)'의 기대는 요원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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